웅진씽크빅, 둘리 내세워 학습만화 진출…
'마법 천자문' 'WHY?' 등과 경쟁
손오공(《마법 천자문》)과 엄지·꼼지(《WHY?》), 마루·두리(《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출판만화 캐릭터에 아기 공룡 둘리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국내 단행본 출판사 중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웅진씽크빅이 각종 앙케트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선정된 '둘리'를 차용, 학습만화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웅진은 과학·세계·한자·역사 등 4개 분야 50권 개발을 목표로 지난 여름 《공룡파크 음모를 막아라!》를 첫 발간했고, 최근 제3권 《고길동 중국을 털다》를 펴냈다. 내년 4월까지 30권, 내년 말까지 50권을 완간하며 둘리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웅진씽크빅 단행본그룹 이홍 리더스북 대표는 "둘리는 매일 장난치고 혼나는 말썽꾸러기로서 아이들과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며 "그동안 기획진행비, '둘리나라' 캐릭터 라이선스 비용, 초기 홍보 마케팅 비용 등 모두 1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 ▲ 1200만권이 넘게 팔린 한자 학습만화 시리즈《마법 천자문》(아울북)의 아성에 출판 계 강자 웅진씽크빅이《아기공룡 둘리: 한자 대탐험》을 내세우며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 오른쪽은《마법 천자문》의 주인공 손오공, 왼쪽은‘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둘리./아울북·웅진씽크빅 제공
어린이 학습만화 시장은 경제 불황에도 잘 굴러가는 거의 유일한 분야다. 우리나라 학습만화 시장은 2273억여원(2008년) 규모로 전체 출판만화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가히 열풍 수준인 학습만화 분야는 초등 과학 학습만화 《WHY?》(예림당·2001년)와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아이세움·2001), 초등학교 한자 열풍을 이끈 《마법 천자문》(아울북·2003)이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한국사·의학·식품 등 영역을 넓히며 현재 50권까지 출간된 《WHY?》 시리즈는 누적 판매부수 2500만부를 기록했다. '살아남기' 시리즈라고 불리는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도 24권까지 출간되면서 1000만부 고지를 넘어섰다. 서유기의 주인공들을 패러디한 《마법 천자문》은 17권까지 연작으로 이어지면서 1200만부가량 팔려 나갔다. 이 밖에도 온라인 게임을 만화로 엮은 《코믹 메이플스토리 오프라인 RPG》(서울문화사·35권)는 학습만화가 아님에도 800만부가 팔렸고, 그 인기에 힘입어 출판사는 메이플스토리의 줄거리와 수학의 원리를 접목시킨 《코믹 메이플스토리 수학 도둑》 시리즈(12권)를 개발해 베스트셀러로 만들면서 학습만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이 같은 학습만화 붐은 판매 루트의 다양화 덕분이다. 서점 판매에만 매달리던 4~5년 전과 달리 홈쇼핑, 대형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판로가 넓어지면서 판매 부수도 급증했다. 구성이 탄탄하고 내용이 흥미롭게 진행되는 시리즈는 해외 저작권 수출에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서바이벌~》 시리즈는 대만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 300만부 넘게 팔렸다.
웅진의 학습만화 시장 진입에 대해 학부모들은 책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본문의 내실을 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출판계는 남들이 애써 키워 놓은 판에 자본을 앞세워 들어와 손쉽게 과실을 따겠다는 발상이라며 떨떠름한 표정이다.